우리가 남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

우연한 기회에 어느 전문직종에 대한 대출 상담을 많이 처리하게 되었다. 3년간 100명도 넘는거 같다.

이 직종은 대한민국 사회 1%안에 들어가는 선망의 대상 이었지만 정작 본인들은 아주 힘든 과정을 거쳐 취득하게되는 자격 이었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직업이었기에 나는 설레이고 기쁜마음으로 모든 고객들을 도와 드릴 방법을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찾아다녔다.

직업윤리와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나는 최선을 다했다.  그 이유 였을까  고객이 고객을 소개하고 해당업계에서 나름 유명해졌다. 

사실 금리를 파격적으로 더 싸게 해드리는 것도 아니다 .  이것도 은행기준을 따라야 하니까. 

언제든 카톡으로 문의할 수 있고 성의껏 대답해드리는 이러한 소소한 부분들이 아마 편안하게 느껴졌나 보다.

모든 고객들의 사업이 잘되는건 아니다. 이 분야도 마찬가지이고 어느 중년고객이 "개인회생"판정을 받았다.  개인회생은 법원판결 이기에 은행직원이 관여할수없고 일반적으로 연락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분의 평소 통화가 하나하나 떠오르기 시작한다.    은행직원은 이러한 일이 생기면  직무상 심리상 트라우마가 생긴다. 믿었던 고객이 아무런 연락없이 회생해버렸으니 맘에 상처를 받기 마련이다.  그분도 오죽하면 그랬을까 참 힘드셨을거야...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이러한 일들이 다음에 만나게될 고객에게 영향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선배들의 가르침도 받는다.

그런데 어느 년도를 기준으로 "개인회생"이 계속 발생한다.  어느날 멋진 여성이었던 그 ceo는 나와 페북 친구였으며 수많은 강연도 다니는 전문직 여성이었다. 개인회생 판결문이 은행에 도착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너무나 당황스러워  대출 당시 제출했던 서류를 다시 검토해보았다.  직장 / 자택 주소지의  등기부등본도 뽑아보고 ( 등기부등본은 누구나 뽑아볼 수 있게 오픈된 자료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역시나로  바뀌었을 때 솔직히 개인적으로 절망스러운 맘이 들었다.

직장으로 되어있는 사업장 건물은 압구정동 요지의 건물이고 소유자가  부친 이었던 것이다. 이건 간단하게 알수 있는데 대출당시 제출한 신청인 주민등본과  부동산 등기부 등본의 소유자 이름과 생년월일이 일치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십억대의 강남 아파트가 거주지다.

물론 아버지 재산이  딸의 재산은 아니다.  아버지와 딸 사이가 안좋은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다시 재기 하시길 기원해본다.

시간이 흐르며 금융계에 일 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가지 대화를 나눠보게 되는데 여기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처음 사업시작하면서 부터 잘 안되면 "개인회생절차" 밟으면 된다는 생각에 판결에 유리한 쪽으로 평소 내용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극히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다..아주 일부)

그래서 나는  3년전부터 해당업종에 대한 적극적 섭외를 스톱했다.  이러한 현상은  타 금융기관 일 하는 사람들도 공감하는 현상이 되어 버렸고 지금은 취급하는 은행을 찾기 힘들 정도이다.  내가 여러건 상황이 생겼는데  전국 은행에 얼마나 많을까....   은행 대출도 있지만 대부분  신용보증기금등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기관의 대출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일들이 결국 다른 청년창업자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이러한 일을 아주 많이 보게 된다 .  은행에서.....

또다른 이야기

어느날 후배직원과 밥을 먹다가  그 후배의 친구A와의 전화통화를 우연히 듣게되었다.  그 내용은 마침 대출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A의 회사 대표가 법인을 따로 하나 설립할테니 너가 그 회사의 대표를 맡아달라고 했고 창업보증에 필요한 보증기금 대출을 받으라는 것이고  향후 그 보증서대출은 안갚아도 되는 대출이다 라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통화를 끝내고 나한테 그대로 물어본다 " 선배님 이 말이 사실입니까???"   " 내 생각엔 그 회사를 빨리 나오는게 좋겠어  그 사람 나쁜사람이야  세상에 안갚아도 되는 대출이 어디 있니?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못갚아서 구제해주는 제도를 만들어 놓은거지 그렇게 처음부터 고의적으로 진행하는 건 사회악이야...그게 쌓여서 결국 정말 도움 받아야 할 사람이 기회를 잃는거야"

거리를 다니며  곳곳에 붙어있는 " 개인회생 절차를 도와드립니다" 라는 플랭카드

누군가에겐 정말 필요한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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