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 잡은 조그마한 권력

 

가끔은

내가 자동차 핸들을 잡고 있으면

유치한 권력자가 된다

 

깜빡이는 신호등 횡단보도에서

걸어가는 사람을 보면 조급해지고

 

골목에 진입해서

한쪽으로 물러서지 않는 사람을

원망하게 되는건

 

아마도

내가 더 빨리 갈 수 있는데

천천히 갈 수 밖에 없는 당신이

무조건 양보 해야한다는 생각 때문 일게다

 

사는게 늘 그렇다

빨리 가는 사람들과

빨리 가고 싶은 사람들

 

너무 빨리가다 보면

스치며 다치는 주변사람을 발견하지 못한다

 

빨리 가는 것 만 생각하다보면

반드시 다가오는 위험도 보기 어렵다

 

핸들을 권력이라 생각하고 마구 돌리니

옆에 타고 있는 동반자와 진심어린 대화도 어렵다

 

누구나 알듯이

속도가 빨라질 수록  시야가 좁아진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그냥  빨리 달릴 줄만 아는 사람이

의미없이 종착점에 먼저 도착해 버리는 것을

종종 본다

 

그리 빨리 가서 대체 뭘하려고 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내가 조금만 천천히 가면

많은 사람이 덜 다치고

많은 사람이 편안해 지고

 

그로인해

나의 사람과 사랑도 깊어지게 되고

 

오늘도 핸들을 잡으며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우리 사회 삶의 질서의식이다

 

조금씩만 천천히 가자

조금씩만 양보하자

 

유치한 권력자로 먼저 도착하여

그곳에서 별 할일도 없지 않은가

 

할 일 많다면 그래 먼저가라

나는 핸들의 부드러운 느낌과

엑셀의 편안한 가치를 만끽하며 갈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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