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하나

어느 여행자가 들판을 걷고 있었다 그 사람은 끝이 없을 것 만 같은 들판에서  비도 맞을 때도 있고  편안한 잠자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불편한 노숙을 해야했다.무엇을 찾아 떠나는지 정확히 모르고 떠난 여행길이라 그저 막연하기만 한데 여행을 다니며 여러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언제나 혼자 남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어느날 배고픔과 목마름을 이겨내며 걷고 있는데 멀리서 나무 숲이 보였고 오랜경험에 비추어볼떄 분명히 먹거리와 물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하여 걸었다.  그러나 야생의 들판에 물과 먹거리가 있다면 또다른 위험이 도사릴수 있다는 사실도 어느정도는 알고있었지만 여행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숲으로 다가간다.

숲에 다닿을 때쯤 나무 위에 메달린 벌통이 보이고 벌들이 열시미 그 주위를 욍욍 맴돌고 있었으니 여행자는 벌에게 쏘이는 위험을 고려하여 조심히 벌통을 따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호랑이 한마리가 멀리서 노려보며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여행자는 달려야했고 벌통이 달린 그 나무옆에 우물이 있다는 사실과  나무위에 밧줄도 메달려 있다는 사실을 판단한 다음 밧줄을 타고 우물밑으로 내려가면 호랑이가 못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에 "죽으라는 법은 없어"라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게된다.

다행히 뒤따라오는 호랑이보다 먼저 우물밑으로 밧줄을 타고 내려가는데 성공했고  그 성공은 그 여행자에게 어떤 공포감과 희열이 동시에 느껴졌다.

밧줄에 메달려 헉헉 거리고 있는데 위에서는 호랑이가 밑을 내려다 보며 으러렁 거리고 있는 모습이 불안,공포 그자체였다. 진땀 흘리며 겨우 메달려 있는데 희미하게  어두운 우물밑 상황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맙소사 독사로 보이는 뱀들이 우글거리고 있는 것이다.  "나는 틀림없이 여기서 죽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호랑이가 빨리 사라지길 기도하고 있는 와중에  우물 중간 조그마한 구멍에서 흰쥐와 검은쥐가 경쟁하듯이  밧줄에 뭍은 벌꿀을 갉아먹고 있는것이 아닌가 !  아마 벌통에 메달린 꿀통에서 떨어진 꿀들이 밧줄에 계속 흘러내린 탓인가 보다.

여행자는 여기서 삶이 얼마 남지 않음을 느끼며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시간들이 지금 이순간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도 깨닳게 된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고독한 들판을 걷는다

가끔은 누군가 곁에 있지만 결국 혼자 남게되지

내가 머물 직장과 가족등의 사회적환경이 푸른숲처럼 펼쳐지지만

편안함에는 언제나 노력과 댓가가 필요하단것도 알게된다

우리는 호랑이 존재처럼 무언가에 늘 쫓기게 되고

나무에 메달린 밧줄과 우물처럼 해결점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나 그러하듯 우리는 마지막이 기다리고 있다

바닥에서 독을 품으며 우글거리는 뱀처럼...

힘든 여정의 삶을 살아가다가 벌통의 벌꿀이 입술에 떨어지면

그 긴박한 순간에도 달콤하다는 걸 느끼게된다

그게 어쩌면 우리가 가끔 맛보는 행복과 즐거움인데

슬픈건 그 벌꿀 맛도 못보는 여행자도 있다는 사실이다.

흰쥐한마리 검은쥐 한마리의 밤낮의 이어짐은 결국

세월이라는 날카로운 이빨이 내 생명줄을 꾾고야 말텐데

이렇게 결과가 정해져 있는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이라더 그 벌통을 많이 먹으려고

눈물겨운 경쟁을 하기도 한다.

어쩌면 꿀의 달콤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그래서 

희귀한지도 모르겠다


걱정한다고 내용이 달라지는 건 없다

그저 내가 가질 수 있는 만큼만 가지고

조금 남는다면 나눠주는 삶을 살아가는 게

서로도와 조금이라도 "행복"이라는 꿀 맛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2017 .11. 비양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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